배우 이건주가 동생의 진심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이건주 형제가 18년간 연락을 끊고 지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지난 17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이하 '아빠하고')에서는 이건주와 프랑스로 입양된 동생 이건철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 가족의 진실을 마주하는 모습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감동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이건주와 이건철은 18년 전 첫 만남을 회상하며 다시 마주 앉았다. 이건주는 "우리가 처음 만난 게 18년 전이잖아. 그땐 내가 27살, 네가 25살이었지. 너무 행복했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오해가 생겼다. 이번엔 속 시원히 다 이야기하자"며 마음을 열었다.
이건철은 조심스럽게 "사실 우리 부모님에 대해 알고 싶었어. 어머니가 같은 분인지, 왜 나는 입양을 가야 했는지,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정말 궁금했어"라며 오랜 시간 묻어두었던 질문을 꺼냈다.
이에 이건주는 "할아버지는 안 계셨고, 할머니가 삼남매를 혼자 키우셨다. 그러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나와 네가 태어났고,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뒤 군에 입대했다. 제대할 즈음 네가 태어났는데, 부모님은 임신 사실조차 모른 채 헤어졌다고 들었다. 결국 너는 보자기에 싸인 채 할머니 집 마루에 맡겨졌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건주가 프랑스로 입양된 친동생에게 진실을 전했다. /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그러자 이건철은 "그럼에도 왜 부모님은 우리를 키우지 않았던 걸까? 왜 부모 노릇을 하지 않았던 걸까? 그리고 왜 나만 입양 보냈던 거야?"며 가장 깊은 상처를 드러냈다.
이건주는 동생을 위해 직접 불어로 쓴 편지를 준비해 건넸다. 번역기를 빌려가며 정성껏 쓴 편지에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진심이 담겨 있었고, 이건주의 마음은 조심스럽게 동생에게 전달되었다.
그는 "아빠는 군에 있었고, 엄마는 너무 어렸다. 경제력이 없어 우리 둘을 키울 수 없었다. 결국 부모님은 우리를 포기했고, 할머니가 모든 걸 감당하셨다. 고모들도 당시엔 중고생이었고, 아기 둘을 돌보느라 많이 힘들었다더라"며 "그래서 어른들이 '한 명이라도 입양을 보내야 아이가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결정을 하셨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건철은 "진짜 힘들었으면 둘 다 입양 보냈을 텐데, 왜 형은 남고 나만 보내졌는지... 그게 가장 큰 상처였다"고 고백했다. 이건주는 한참 침묵한 뒤 "정말 힘들었지만 둘 다 보내긴 싫었던 것 같다. 내가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남게 된 거고, 그래서 늘 미안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에 이건철은 "형도, 나도 잘못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형을 위로했다.
스튜디오에서 이건주는 "고모들이 할머니를 많이 원망했었다고 한다. '오빠 잘못인데 왜 우리가 이 고생을 해야 하냐'며 울분을 토하셨다. 우리 형제가 왜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는지..."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배우 이건주가 눈물을 흘렸다. /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감동의 여운도 잠시, 문을 열고 한 청년이 등장하며 현장은 또 한 번 놀라움에 휩싸였다. 그는 바로 동생 이건철의 아들 '루카'가 등장한 것. 18년 전 작고 여린 아이였던 루카는 훌쩍 큰 청년이 되어 이건주 앞에 나타났고, 이건주는 단 3초 만에 그를 알아봤다.
특히 이건철은 "스무 살에 아빠가 됐고, 아이 엄마와는 이미 헤어졌다. 나도 버려진 느낌을 알기에 아들 곁에는 내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린 나이에 홀로 아들을 키워온 사연을 전했다.
이건주가 과거 형제 사이를 멀어지게 만든 오해를 털어놓는 장면도 이어졌다. 그는 "그때 동생이 프랑스어로 '무슨 일이야?'라고 말했는데, 내게는 그 말이 마치 욕처럼 들렸다"고 고백했다.
배우 이건주 동생이 서툰 한국말로 진심을 전했다. /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이후 형제는 이건철의 프랑스 양부모님 집을 방문했다. 양어머니는 "줄리앙(이건철)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난임 치료도 실패했기에 이 아이를 꼭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건주는 “건철이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며 포옹해 훈훈함을 더했다.
형제는 함께 플리마켓을 거닐며 과거를 회상했고, 이건주는 "어렸을 때 함께 지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서로가 필요할 때 곁에 있지 못했던 게 마음 아프다"고 씁쓸해했다. 이에 이건철은 "형이 돌아온 뒤로 내 안의 상처는 사라졌다. 형이 있어서 이젠 외롭지 않다"며 "사랑해, 형"이라고 서툰 한국어로 진심을 전했다. 이건주는 울컥한 표정으로 "나도 많이 사랑해"라고 답했다.
이건주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행은 내 가족이 하나둘 채워지는 과정이었다. 동생이 이제 내 인생에 완전히 들어온 것 같다. 프랑스에도 가족이 있다는 걸 느껴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건철 또한 "형이 내 형이라는 걸 세상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언제나 곁에 있을 테니 필요할 때 꼭 의지해달라"고 영상편지를 남기며 감동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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