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만나 의견 수렴..."혁신 필요 총의 확인"
宋 "혁신위 원내 기구" 제안…"속 보이는 일" 삐걱
"전 당원 투표할지, 말지부터 이야기 해야"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 소수여당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물론, 이대로 가면 이재명 정부에 대항하는 동력에도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는 8월 2일 민주당 당대표가 선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내대표 선출 초기 단계부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첫 원내사령탑이 된 송언석 원내대표는 17일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개혁안을 포함해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한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혁신의 목표는 다시 전국 정당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핵심은 수도권 민심 복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란·김건희 등 3대 특별검사와 관련해서는 "우파를 궤멸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송 원내대표가 밝힌 혁신위 구성은 오는 30일까지인 김 위원장의 임기까지는 김 비대위원장의 동의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 혁신위는 당헌상 '특별기구'에 해당돼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는 만큼, 현재 당 대표 위치에 있는 김 위원장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비대위원장이 결심해야 한다"면서도 당장 송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회동 시점에 관해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혁신위 구성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간 상의가 필요하다. 그걸 통해 가닥을 잡도록 하겠다"며 "폭넓은 상의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송 원내대표는 초·재선 의원들을 상대로 선수별 간담회도 열었다. 초선 김대식 의원은 송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마친 뒤 "신임 원내대표와 초선 의원 43명 중 30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고 앞으로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며 "혁신안에 대해 지금 시간을 갖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 및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을 녹여내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이제는 친윤(친윤석열), 친한(친한동훈) 계파 갈등 없이 오로지 원팀이 돼서 앞으로 전대에서 혁신 통해서 국민에게 보여드리자, 심기일전해서 한목소리로 대여 투쟁하자고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연이어 열린 재선 간담회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인 비상대책위원회 재구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고 엄태영 의원은 전했다.
엄 의원은 "비대위가 현재 무산된 상태이니 임시라도 구성해서 의결할 부분은 해야 하지 않나"라며 "전당대회를 준비하더라도 (준비위원회) 구성부터 의결사항이 있다, 절차적 정통성을 갖자는 의견이 여러 의원으로부터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3선 의원, 4선 이상 의원과도 각각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와 관련해 개최 시기, 의제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위원장의 개혁 의지는 수용하자는데 중지가 모였지만, 아직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 혁신안과 송 원내대표가 내세웠던 혁신위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신임 원내지도부 출범과 함께하는 혁신위 구성 논의가 당 쇄신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적지 않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요구한 당원 여론조사 시행 여부에 대한 결론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각에선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 구성을 제안한 것 자체가 '김용태 비대위'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혁신위를 원내 기구로 하자'는 제안도 했는데, 참석한 재선 의원 다수가 '혁신은 원내 사안이 아닌 당 차원의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략적 접근을 해서 51%의 지지율을 노려야 하는 게 실질적인 혁신이다. 현 원내대표 체제에서 통합하자는 이야기는 결국에는 바꾸지 말자는 이야기"라며 "송 원내대표가 일단 전 당원 투표할 건지, 말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직접 안 하는 건 사실 혁신을 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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