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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인공지능(AI) 인력 연봉 약 2억~3억5000만원.’ (구글 딥마인드 채용 공고 중)

전 세계적으로 AI 인력 채용 붐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AI 신규 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시간 단축 등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결과다.

이런 현상은 대·중견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기존 인력의 역량을 향상하는 게 새로운 채용보다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낫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기 스타트업이 밀집한 판교 일대 전경. 임세준 기자

16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이 연구개발(R&D) 조직을 보유한 대·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1479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AI 도입 시 선호 인적자원 전략’으로 신규 인력 채용을 꼽은 기업은 137곳(약 9.26%)에 불과했다.

기존 인력의 AI 역량 강화 695곳(약 46.8%), 기존 및 신규 모두 불필요 109곳(약 7.36%) 등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대·중견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업무 시간 단축 등 AI 도입으로 인한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도 인력 채용에는 부정적인 셈이다.

실제로 대·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1479곳 중 AI를 도입한 대·중견기업(16곳), 중소기업(658곳) 674곳을 대상으로 AI 도입 효과를 묻는 설문에서 ‘업무 시간 단축’을 꼽은 곳은 대·중견기업 11곳(약 68.75%), 중소기업 390곳(약 59.2%) 등으로 나타났다.

‘AI 도입에 따른 투자 대비 효과(ROI)’에 대해서도 AI 도입한 대·중견기업 11곳(약 68.75%), 중소기업 472곳(약 71.73%)가 ‘매우 높음’ 혹은 ‘다소 높음’이라고 응답했다. AI를 도입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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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기업들이 AI에 대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력 비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설문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은 “AI 활용을 위한 인력 채용도 부담스럽고, 플랫폼 구축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정부 과제를 통해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중소기업이 오픈소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소기업도 “AI 개발자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서 엄두를 못 내고, 정부지원금 선정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력 채용을 한다 해도 자사 아이템과 시스템에 대해 가르치고, 조직 문화에 적응하게 하는데 6개월 이상은 소요될뿐더러 보험료만 나가다가 AI 구축도 못 하고 퇴사할 수도 있어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이창주 산기협 미래성장전략본부장은 “업무 이해도가 높은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AI 업스킬링(재직자의 역량 향상) 전략을 AI 도입을 위한 실용적인 대안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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