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감독이 기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들에 대해 핑계없이 솔직한 답변들로 응수했다.
1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 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김병우 감독)' 제작보고회에서 김병우 감독은 유명 원작을 영화화 한 만큼 원작과의 차별화, 영화만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아주 포괄적으로 본다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냐'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운을 떼 웃음을 자아냈다.
김병우 감독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원작은 오래 연재됐고 굉장히 인기 있는 작품이다. 저 역시 원작의 팬이었다. 재미있게 읽었고, 연재물로 챙겨보던 소설이다"라면서 "여러 미사여구를 섞는 것 보다 시나리오 첫 줄을 쓸 때부터 지금까지의 솔직한 제 생각을 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글로 보면 재미있는데, 스크린에 펼쳤을 때 생기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지?'가 저에게도 첫번째 질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이 여러 고민 중 제가 내린 해답이었다"며 "결국 세상이 멸망해가는 소설이 있는데, 나와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판타지 장르이지만 절대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야기라는 것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 분들이 잊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의 유명세 만큼 부담감도 남달랐을 터. 유명 소설, 웹툰 등이 영상화 될 때 가장 많이 겪는 고초는 결국 각색의 포인트다. 원작과 달라지는 전개, 캐릭터 설정 등이 이해의 범위를 넘어섰을 때, 원작 팬들은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영화화가) 어려운 일일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는 김병우 감독은 "원작은 분량이 아주 긴 소설이다. 그 일부를 2시간 정도의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야 했다. 압축을 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우 감독은 "저 역시 원작을 몹시 사랑한 팬 중 한 사람으로서, 원작 작가의 의도와 재미들을 유지해 나가면서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부분들은 영화에 맞게 수정과 각색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 한편으로 이야기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상도 연재물이라고 한다면 다음 편을 기다릴 수 있지만, 영화는 2시간 안에 완전히 디자인 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영화적으로 너무 좋은 부분들은 당연히 차용하고, 각색 과정에서 비어있는 부분들은 불가피하게 채워야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스틸, 예고편 등 사전 콘텐트 공개 후 원작 팬들이 앞다퉈 한 목소리로 지적한 지점은 지수가 분한 이지혜 캐릭터의 존재다. 원작 속 캐릭터들은 각각 수호성과 같은 '성좌'의 특기와 능력을 받아 싸우는데, 이지혜의 성좌는 바로 충무공 이순신이다. 하지만 영화 속 이지혜는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검이 아닌 총을 들고 싸우는 모습이 전해져 이지혜의 성좌를 없앤 것 아니냐는 '원작 왜곡' 논란을 빚었다.
"그 의구심 또한 제가 답변 드려야 마땅하다 생각하고 있었다"는 김병우 감독은 "영화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모든 캐릭터들의 수호성을 소개하는 것이 맞냐'는 물음표가 있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잡고 있는 분량 안에서는 상이한 지점들이 있었다"며 "액션 장면을 구현해야 하는 입장에서 다수의 캐릭터들이 긴 칼을 사용한다. 다양화 시키는 것이 시각적으로 캐릭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겠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지혜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등한시 할 수는 없는 주요 캐릭터라 '가장 극적인 순간에 필요한 장치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며 "사전 콘텐트를 접하고 원작 팬들이 걱정어린 말씀을 하시는 것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긴 말보다 어떤 연유로 이렇게 됐는지 영화를 보시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권은성 등이 출연하는 300억 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내달 23일 여름 시장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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