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감
기관 2896억 순매수로 랠리 주도
장기전 땐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WTI 선물가격도 75달러선 돌파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 미사일 기지 타격15일(현지시간)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서 이란 서부 케르만샤의 미사일 기지 건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공습을 받은 건물에는 미사일 관련 장비들이 저장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중동사태에 따른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국내증시는 허니문랠리를 이어갔다. 새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중동 리스크 우려를 압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전면전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다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변수로 꼽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04p(1.80%) 오른 2946.6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8.40p(1.09%) 오른 777.26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은 기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289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6월 초부터 8거래일을 연속 순매수하며 상승 랠리를 주도했던 외국인은 이날 305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동 리스크 외에도 최근 상승 피로감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 진입을 내다본 관측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악재를 상쇄하고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시장에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며 "이는 여러 악재들을 상쇄하고 지수 상승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향후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재차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낮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강해 하방 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관련 국내증시 영향은 급속한 가격조정보다 완만한 기간조정 성격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짧은 기간 빠르게 오른 지수의 열기를 식히는 숨 고르기 과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주요 해상루트인 만큼 봉쇄 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란 무역의 85~90%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해협을 통한 운송의 85%가 이란의 우방국인 것을 감안하면 해협 봉쇄는 자충수가 될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유가와 환율, 금값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7시(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5달러를 넘어선 75.67달러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63.8원을 기록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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