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 넘어선 '승부'
'하이파이브', 100만 관객 돌파
"원톱물 감소, 리스크 분산 효과로 이어졌다"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유아인 리스크'라는 말과 함께 언급되며 걱정 섞인 목소리를 들었으나 흥행에 성공했다. '승부', '하이파이브' 포스터
영화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유아인 리스크'라는 말과 함께 언급되며 걱정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현재 자숙 중인 유아인을 향한 반감 탓에 관객들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우려를 지워냈다.
지난 3월 개봉한 '승부'는 개봉 27일째에 누적 관객 수 200만을 돌파했다. 그 결과 2025년 한국영화 흥행작 톱2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손익분기점인 180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은다. 지난달 베일을 벗은 '하이파이브'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히트맨2' '검은 수녀들' '승부' '야당'에 이어 5번째로 100만 관객을 달성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지만 존재감 발산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두 작품에는 마약 파문에 휩싸였던 유아인이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승부'는 2023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개봉을 연기했다. '하이파이브'도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후 최근 관객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유아인은 홍보 일정에 불참했고, 주연이지만 메인 포스터에도 모습이 담기지 않았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최근 개봉한 '승부'와 '하이파이브'에 출연했다. 뉴시스
'유아인 리스크'를 품고 있었음에도 어떻게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작품 모두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승부'의 경우 이병헌이 전면에 나섰고, '하이파이브'는 이재인이 중심에 존재했다. (유아인 관련) 문제들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분명히 있었을 테지만 재미 요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가 어려움을 용이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작품 경향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힘을 보탰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보다 원톱 배우가 끌고가는 작품이 줄었다. 이러한 경향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그간 출연자가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으면 출연작의 공개 시기가 불투명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헌식 중원대 사회문화대 특임교수 겸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배우 관련 부정적 이슈가 흥행 참패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는 없다. 더군다나 작품에는 배우 외에도 제작사 등 관련돼 있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물의가 있다고 개봉을 하지 않는 상황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을 미워하고, 수없이 많은 악플이 쏟아지는 현재의 상황도 잘못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우가 사회적으로 비판받을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그러한 논란 때문에 감독이나 다른 출연진, 스태프들의 노력까지 빛을 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승부'와 '하이파이브'의 흥행이 그간 마음고생을 했던 관계자들에게 위로가 됐음은 틀림없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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