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입단 동기이자 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마침내 빅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 차 이정후와 신인 김혜성의 첫 만남에서는 김혜성이 먼저 웃었다.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1회 샌프란시스코 공격 때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온 이정후(왼쪽)를 김혜성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고 있다. 일본 NHK 방송 캡처
김혜성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와 안방 경기에서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정후는 다저스와 3연전의 첫 경기였던 전날과 마찬가지로 1번 타자 중견수로 경기에 나섰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 히어로즈에서 함께 뛴 두 선수가 MLB 진출 후 맞붙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김혜성은 전날 경기에는 결장했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큰 무대에서 만난 이정후와 김혜성은 1회 샌프란시스코 공격 때 중계 카메라 한 화면에 함께 담기는 모습이 연출됐다. 볼넷을 골라 1루로 출루한 이정후는 후속 타자 엘리엇 라모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로 내달렸고,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의 송구를 받은 김혜성이 2루에서 이정후를 먼저 잡아낸 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에 공을 연결해 라모스까지 돌려세우는 병살을 완성했다.
이때 2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온 이정후를 옛 팀 동료 김혜성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다. 이정후는 웃으며 김혜성의 등을, 김혜성은 이정후의 엉덩이를 툭 치며 짧은 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후 이정후는 1삼진,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김혜성을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김혜성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공교롭게도 이정후 앞으로 타구를 보내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다저스가 6-0으로 앞선 2사 3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두 번째 투수 스펜서 비벤스의 5구째 시속 148㎞ 커터를 받아친 김혜성의 타구가 중견수 이정후 앞에 뚝 떨어졌다. 다만 김혜성은 5회와 7회에는 모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9회수비 때 중견수로 자리를 옮겼다.
경기는 이날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MLB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통산 250홈런 고지를 밟은 오타니 쇼헤이의 맹활약에 힘입어 다저스가 11-5로 이겼다. 다저스는 경기 전까지 41승 29패로 샌프란시스코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1위였다가 이 승리로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두 팀은 16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