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올 여름 아시아 전역의 금기와 저주가 다시 한번 극장가를 뒤흔든다.
오는 7월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구마수녀 – 들러붙었구나(이하 '구마수녀')'는 서양 엑소시즘과 동양 주술이 충돌하는 이례적인 오컬트 미스터리다.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독특한 설정과 영상미, 강렬한 배우들의 변신으로 주목을 받으며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 실존하는 금기 '고독(蠱毒)'…금기를 건드린 저주의 시작
영화 '구마수녀'의 중심에는 아시아 전역에 실제 전해지는 금기 저주 '고독(蠱毒)'이 있다.
이 저주는 고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민속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릇 안에 여러 독충을 가둬 싸움을 붙인 후 마지막에 남은 독으로 저주를 실행하는 강력한 주술이다. 베트남 소수민족들은 이 고독을 복수의 최후 수단으로 삼았아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이후 철저히 금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이 무시무시한 저주가 발동되는 조건과 전이 과정까지 세밀하게 묘사한다.
"아무것도 없지만 심어져 있으며, 보는 순간 발동된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예고편 영상에서 저주는 보이지 않는 순간 침투하고 삶을 무너뜨린다. 단순히 죽음에 이르는 것이 아닌 존재 자체를 '무(無)'로 돌리는 이 저주는 피해자를 포함해 주변까지 오염시킨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공포를 넘은 초월적 불안감으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 스테파니 리와 김태연,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
주인공 '탈리아 수녀' 역은 드라마 '용팔이', '스타트업',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등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준 스테파니 리가 맡았다. 탈리아는 죽은 자들을 볼 수 있는 수녀로서,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무너져 가는 내면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스테파니 리가 그간 그려온 기존의 세련된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 소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연 아이유의 아역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배우 김태연은 이번 영화에서 미스터리의 핵심 인물로 활약한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 이후 낯선 할머니와의 만남을 계기로 저주에 휘말리게 된다. 티저 영상에서 김태연은 알 수 없는 물체를 토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해내며 어린 나이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외에도 연극계에서 인정받은 배우 김정민, 김미숙, 그리고 이신성 등이 합류해 몰입감을 높인다. 이들이 함께 펼칠 혼돈의 이야기와 숨겨진 비밀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한다.
▲ 대작 '파묘', '랑종' 잇는 오컬트 기대작…제작진 라인업도 화제
연출은 영화 '오직 그대만' 각본가이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연출부 출신인 노홍진 감독이 맡았다.
현실과 신비, 감정과 공포를 교차시키는 감각적인 연출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연출한 장철수 감독의 '표범 영화사'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해 장르적 완성도에도 신뢰감을 더한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탄탄한 시나리오는 공포의 디테일은 물론 사회적 맥락까지 놓치지 않는다. 베트남이라는 낯선 배경, 베트남어 내레이션, 전통의상과 주술적 풍경 등은 이국적이면서도 기묘한 불안을 자극한다. 붉은 천이 묶인 나무, 마스크를 쓴 이의 의식 장면, 정체 모를 보자기 택배 등은 시각적 상징으로 기능하며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구마수녀 – 들러붙었구나'는 '엑소시즘'이라는 서양적 프레임에 아시아 토속신앙과 금기를 결합해 오컬트 장르의 경계를 새롭게 확장한 작품이다.
이로써 영화는 단순한 퇴마나 악령과의 대결을 넘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무형의 공포'와 맞서는 감정의 서사를 담아냈다. 여름 극장가를 강타할 준비를 마친 이 작품은 한국형 오컬트 영화 '파묘', '랑종'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믿음도 과학도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된 가장 독한 저주가 오는 7월 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영화 '구마수녀-들러붙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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