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에는 공격할 때 7개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최후의 후방이면서 공격의 시작인 골키퍼부터 상대 골라인에 포진해 있는 윙까지 공격의 유형에 따라 각각 포지션이 나뉜다. 7개 포지션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사실상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핸드볼은 대회나 리그가 끝나면 포지션별로 가장 잘한 선수 한 명씩 ‘베스트7’을 선정한다.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역시 남녀 각각 베스트7을 선정했다.
피벗은 중앙의 수비와 공격을 담당한다. 핸드볼이 가장 몸싸움이 격렬한 운동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게 바로 피벗이다.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뚫기만 하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나기 때문에 상대 수비 2, 3명의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도 상대 피벗과 센터백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기에 몸 사릴 겨를이 없다. 그러면서도 백 플레이어들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번 시즌 베스트7 피벗으로는 인천도시공사 진유성이 30.8%의 득표율로 선정됐다. 진유성은 68골을 넣었는데 76.4%의 높은 골 성공률을 보였다. 6미터에서 54골을 넣었고, 속공으로도 9골을 기록했다. 16개의 도움을 주었고, 블록 샷 14개에 스틸 11개, 리바운드 11개로 수비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였다. 공을 받으면 어떻게든 골문을 향해 던지는 집념을 보여주며 13시간 7분 59초를 뛰었다. 진유성은 뒤늦게 포지션을 피벗으로 변경했지만, 큰 키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국가대표 피벗 자리를 꿰찰 만큼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사진 베스트 7 피벗에 선정된 인천도시공사 진유성,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2022-23시즌 베스트7 피벗에 올랐던 박세웅(SK호크스)이 각축전을 벌였지만, 27.2%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57골을 넣었는데 67.8%의 성공률을 보였다. 6미터에서 40골, 7미터 드로로 9골, 속공으로 5골을 넣었다. 17개의 도움과 16개의 블록 샷, 스틸 16개, 리바운드 22개 등 수비에서는 진유성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저돌적인 몸싸움을 보여주는 박세웅은 상무 피닉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13시간 41분 35초 뛰었다.
10연패를 달성한 두산의 김민규는 49골 중 6미터에서 47골을 넣었다. 61.25%의 성공률을 보였고, 16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두산에는 키가 큰 수비 전문이 따로 있어 수비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백 플레이어들이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먹는 조합이 일품이었다.
하남시청 강석주는 백 플레이어였는데 지난 시즌부터 피벗으로 투입되면서 54골에 9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64.2%의 성공률을 보였고, 6미터에서 27골, 7미터 드로로 13골, 속공으로 9골, 중거리 슛과 돌파로도 골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블록 샷 7개와 스틸 7개 리바운드 12개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11시간 42분 37초를 뛰었다. 사진 베스트 7 피벗으로 선정된 인천도시공사 진유성,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두산 김태웅이 상무 피닉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69골에 21개의 도움, 10개의 블록 샷과 17개의 스틸, 1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에 두산에 복귀했는데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SK호크스는 2023-24시즌 베스트7 피벗에 선정됐던 연민모(SK호크스)가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하면서 24골에 블록 샷 14개, 리바운드 7개를 기록했고, 김태규가 36골에 21개의 도움, 리바운드 15개를 기록했다.
하남시청 수비의 핵이었던 정재완은 강석주와 번갈아 가며 출전해 34골, 73.9%의 성공률을 보였고, 17개 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에서 18개 블록 샷과 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