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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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광장' 감독이 원작 웹툰과의 비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성은 감독은 6월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각본 유기성 / 연출 최성은) 인터뷰에서 웹툰의 영상화를 결정하며 이야기를 확장시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느와르 액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저 역시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고 운을 뗀 최성은 감독은 "원작이 사랑 받은 이유는 남자들이 실제로는 채우지 못하는 욕망, 로망이라고 생각했다. 스토리가 되게 심플하지 않나. 그림체도 좋고. 각색함에 있어서 살리고 싶었던 부분은 서늘한 톤앤매너였다. 원작에서도 기준(소지섭) 중심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는데 기준의 스토리라인 핵심은 유지하고 싶었다. 제가 합류한 시점에서는 시리즈로 만들어보자는 기획이 돼있었다. 심플한 이야기를 확장시키려면 기준의 동선만 따라가면 시청자들이 동의할 수 없거나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봉산과 주운의 내부 갈등이 있고 인물들의 갈등을 다양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작을 어떻게 담으려 했나라는 질문에는 "저 역시도 원작을 재밌게 봤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도 그림체도 (웹툰) '광장'을 좋아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확장함에 있어서 광장에서의 싸움을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마지막을 확장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각 인물들의 서사가 중요하다 보니까 후반부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저도 원작을 여러 번 봤고 팬이었다. 스토리가 확장되면서 벌려나가는데 광장에서 모이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게 되더라. 그런 지점에서 변형이 있었다. 광장 의미 자체도 '광장에서의 결투가 없는데 광장일 수 있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도 동의하지만 의미를 확장시켜서 이들이 몸 담고 있는 카르텔 전체를 담고자 작가님과 논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어찌 보면 (원작 팬들이 느낀) 배신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데 여의도 광장의 반복만으로 끌고가는 것만으로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호불호를 떠나서 끝까지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변형이 필요했다. 실망감이나 불호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느와르 액션이다 보니까 '광장'의 매력은 빠른 호흡이라 생각한다. 템포감이 있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데 순수하게 느와르라면 감정의 빌드업이 충분히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제가 느꼈을 때는 속도감에서 오는 부조화라고 생각한다. 전체의 템포에서 액션이 벌어져야 하니까. (시청자들은) 액션 없이 상황만을 인지하고 싶은데 액션이 계속 나오다 보니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한 비판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일부 시청자들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였다.
'K-존윅'이라는 반응에 대해서는 "굉장히 영광이다"면서도 "일부러 '존윅'처럼 해봐야겠다 생각한 건 아니다. 망나니 아들을 쫓아가는 과정이 초반의 메인 플롯이 되다 보니까 많이 비교해주신 것 같다. 훌륭한 작품에 비견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말에 담긴 의미도 짚었다. 최성은 감독은 "무조건 다 죽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써나간 건 아니다. 결론으로 가다 보니까 1부~4부의 기준의 동력은 복수심과 동생에 대한 죄책감이었다고 생각된다. 이후의 동력은 동생을 죽이려는 사람과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광장의 그 모두라 생각했다. 후반부의 목표는 광장 세계의 소멸을 꿈꾸면서 앞으로 나갔을 것 같다. 자신을 가로막는 사람이 있으면 죽이는 방향으로 갔던 거다. 기준 역시도 광장의 일원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죽음까지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며 "(결말에서) 기준이 죽어있는 얼굴을 타이트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약간의 여지와 여운을 주고 싶었다. 저는 '광장'의 엔딩을 되게 좋아한다. 판타지더라도 형제가 잠시나마 한 번 진심을 말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때 기준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보여주면 감정이 깨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여운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광장'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액션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최 감독은 "기준의 감정이 느껴졌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영화였다면 전체적인 톤앤매너를 유지했을텐데 각 부별로 다른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해서 콘셉트를 조금씩 바꾼 건 있다. 요즘 템포에 비하면 느리게 보일 수 있는데 일부러 빨라보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앞뒤 상황을 인지시켜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익숙치 않았을 수도 있었다. 잔인함도 단계적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하는데 기준이 외국인갱들과 싸우기 전까지는 위기상황으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했다. 초반에는 기준이 압도적으로 제압하는 것으로 표현해나가고 본격적인 위기는 3부 마지막부터라고 생각했다. 물리적으로 위기에 처하는 첫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때부터 수위가 올라갔던 것 같다. 소지섭 배우도 제압하기 위한 액션과 이들을 응징하려는 액션의 차별점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러한 콘셉트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회차별 에필로그를 추가한 이유로는 "행간에 대해 힌트를 주고 싶었다. 왜 이렇게 했고 소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단서를 주고자 했다. 본편의 리듬이 빨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배치하면서 시청자들이 잊어갈때쯤 다시 한 번 짚어주는 개념으로 활용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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