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에는 공격할 때 7개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최후의 후방이면서 공격의 시작인 골키퍼부터 상대 골라인에 포진해 있는 윙까지 공격의 유형에 따라 각각 포지션이 나뉜다. 7개 포지션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사실상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핸드볼은 대회나 리그가 끝나면 포지션별로 가장 잘한 선수 한 명씩 ‘베스트7’을 선정한다.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역시 남녀 각각 베스트7을 선정했다.
라이트백은 센터백의 오른쪽 공격수다. 왼손잡이가 유리하기 때문에 자원이 한정되다 보니 귀한 대접을 받는 포지션이다. 레프트백과 마찬가지로 센터백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중거리 슛을 던지거나, 측면으로 돌파 또는 피벗과 윙으로 패스하는 등 다양한 공격이 가능한 포지션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선수가 포진해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라이트백 자원이 풍부했다. 김연빈(두산)과 정수영(인천도시공사), 서현호(하남시청), 김태관(충남도청)이 베스트7 라이트백 후보에 올랐지만, 이 외에도 신재섭(상무 피닉스), 김진영(인천도시공사), 하태현(SK호크스)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주포들이 즐비하다. 레프트백보다 더 강력한 파워 슈터들이 넘친 시즌이었다. 사진 베스트7 라이트백을 수상한 두산 김연빈,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이런 경쟁 속에서 김연빈이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라이트백으로 선정됐다. 58.8%의 득표로 쟁쟁했던 경쟁과 달리 결과는 싱거웠다. 김연빈은 118골로 득점 랭킹 4위를 기록했다. 중거리에서 59골, 돌파로 23골, 6미터에서 22골을 넣었다. 기회가 보이면 수비를 파고들고, 여의치 않으면 강력한 중거리 포를 가동했다. 김연빈은 높은 점프를 이용한 중거리 포보다는 타이밍을 뺐는 감각적인 슛이 돋보였다. 도움도 63개나 기록했고, 스틸 14개에 리바운드 19개로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17시간 13분 43초를 뛰었다.
정수영은 지금까지 총 5회(2019-20, 2017, 2016, 2013, 2011) 라이트백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에는 92골을 넣었는데 6미터에서 29골, 중거리로 21골, 속공으로 20골, 돌파로 15골 등 다양한 위치에서 골을 기록했다. 특히 87개의 도움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4년 연속인 데다 8번째 1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도움의 달인이다. 불혹의 나이에도 남자 선수 중에는 두 번째로 많은 20시간 16분 28초를 뛰었다.
서현호는 89골을 넣어 득점 랭킹 10위를 기록했고, 53개의 도움을 주었다. 중거리에서 43골, 돌파로 28골 6미터에서 12골을 넣었다. 서현호는 빠른 발을 활용해 측면으로 파고드는 돌파가 탁월했다. 스틸 5개와 1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으며, 11시간 47분 2초를 뛰었다. 사진 두산 김연빈,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신인왕을 차지한 김태관이 87골을 넣으면서 17%의 득표율을 보였다. 시원시원한 중거리 포를 선보인 김태관은 무려 75%에 달하는 66골을 중거리 슛으로 넣었다. 높은 점프와 강력한 어깨를 활용해 수비와 멀찍이 떨어져 먼 거리에서 과감한 슛을 던졌다. 30개의 도움과 12개의 스틸, 15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뒤늦게 합류하면서 10시간 22분 36초를 뛰었다.
2022-23시즌 레프트백을 수상했던 신재섭은 97골을 넣으며 상무 피닉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역시 중거리 슛이 57개로 가장 많았고, 7미터 드로로 23골을 추가했다. 36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10시간 5분 50초를 뛰었다.
김진영은 92골을 넣으며 선배 정수영의 대체자로 자리 잡았다. 중거리에서 49골, 6미터에서 20골을 넣으며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마쳤다. 11시간 27분 26초를 뛰었다.
캐논 슈터 하면 떠오를 정도로 강력한 어깨를 자랑하는 하태현은 2021-22시즌 레프트백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는 75골 중 중거리에서 55골을 넣었다. 39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10시간 57분 53초 뛰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