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급 토너먼트 행운의 결승 진출..우승하면 1억원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한국에서 밑바닥부터 출발 "한국에 온 것 후회 안해...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행복"[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가장이 가족을 위해 또다시 도전한다.
로드FC 파이터 오카의 가족들. 사진=로드FC
로드FC 토너먼트 결승에서 맞붙는 오카와 카밀 마고메도프. 사진=로드FC
‘몽골 복싱 국대 출신’ 오카(38·전욱진 멀티짐)는 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되는 굽네 ROAD FC 073에 출전한다. 로드FC 글로벌 토너먼트 라이트급 결승전에서 ‘우승후보’ 카밀 마고메도프(33·KHK MMA TEAM)와 1억 원의 상금과 챔피언 벨트를 놓고 대결한다.
본명이 문근트슈즈 난딘에르덴인 오카는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가 한국으로 오게 된 이유는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 때문이다.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아내가 스토킹을 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아내를 지키기 위해 계속 한국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몽골 국가대표 자리도 포기했다.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국에서 다시 시작했다. 말이 통하지 않기에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일용직 밖에 없었다. 공사장과 이삿짐 센터 등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로드FC 경기에 출전하며 파이트 머니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오카는 한국에서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가족 모두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 살고 있다. ‘김인성’이라는 한국 이름도 생겼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오카의 인성이 좋다고 지어준 이름이다.
오카는 “한국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으니까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오카에게 중요한 경기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로드FC 챔피언 벨트를 얻을 기회고, 1억원 상금을 가족에게 안겨야 한다. 4강전에서 자신을 탈락시켰던 상대와 다시 싸우는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오카는 로드FC에서 개최한 토너먼트에 꾸준히 참가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00만불 토너먼트 때는 우승자인 만수르 바르나위(튀니지)와 8강전에서 만나 탈락했다. 2023년 라이트급 토너먼트에서는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아르투르 솔로비예프(러시아)에게 우승을 내줬다. 2024년에는 카밀 마고메도프(바레인)에게 4강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세 번이나 아쉬움을 삼켰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로드FC 챔피언이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며 칼을 갈았다. 하늘도 노력에 감동했다. 카밀의 결승전 상대였던 솔로비예프가 계약보다 높은 파이트머니를 요구하며 경기 출전을 거부했다.
오카는 원래 결승 진출을 놓고 라이트급 최연소 챔피언 박시원과 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시원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오카가 자연스럽게 결승에 올랐다.
오카는 1억원 상금을 획득할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4강에서 한 번 대결했던 상대기 때문에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 감도 잡았다. 정문홍 로드FC 회장은 오카가 우승하면 체육관을 차려주겠다고 공언했다.
오카는 “지난번에 할 때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감하게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상대의 레슬링을 너무 견제하지 않고 들어가서 그냥 때리겠다”며 “로드FC 챔피언 벨트를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