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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숨을 쉴 수 없었어"…스타들이 고백한 '공황장애' 그림자 [리폿-트]

온카뱅크관리자

2025-06-09 1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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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리포트=이지은 기자] 무대 위에서 환하게 웃고, 카메라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던 얼굴들이 어느 날 예고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돌아온 그들이 입을 열어 이유를 말한다. 바로 ‘공황장애’, 단순한 스트레스성 증상이 아닌, 일상생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심리적 마비’가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 이들을 조용히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수차례 신호를 보내왔다. “숨이 안 쉬어진다”라고.
 공황장애는 뚜렷한 근거나 이유 없이 갑자기 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공황 발작이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병이다. 공황 발작이 일어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직업’ 연예인. 밤샘 촬영과 쉼 없는 스케줄, 끝없는 외모 관리,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악성 댓글, 24시간 공개되는 삶. 이 모든 조건은 공황장애가 쉽게 자라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사육장’에 가깝다.
 ‘예능 대부’ 이경규는 그간 꾸준히 공황장애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경규는 2012년 KBS2 예능 ‘남자의 자격’에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처음 고백했다. 당시 이경규는 당시 약을 먹은 지 4개월 정도 됐다며 “죽을 것 같다는 심리상태를 많이 경험했다. 서 있다가도 스스로 꼬집기도 한다. 내가 살아있나 보려고. 주위에 얘기를 못 하니까 스스로 많이 꼬집는다.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라고 고백했다.
 이후 이경규는 2021년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를 통해 배우 류승수, 가수 솔비 등 공황장애를 경험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공황장애캠프’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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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경규는 10년 넘게 복용 중인 ‘공황장애 약’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했다는 의혹을 받고,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9일 이경규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 앞에서 자신의 차와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이동했다가 차량 절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이경규를 상대로 음주약물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 중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해당 보도에 대해 이경규 소속사 측은 “이경규가 거의 매일 사무실에 나온다. 그날도 병원 진료를 받고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으니 약을 타서 사무실에 가겠다고 하고 약국을 들른 후 차를 타고 나왔는데 다른 사람이 주차한 차를 실수로 탔다”라며 “가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약국을 간 사이에 원 차주가 경찰에 차량 분실 신고를 했고, 조사하고 있는 사이에 이경규가 돌아가 해프닝으로 정리된 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음주를 의심해 음주 검사도 해서 음성을 확인했고, 약물 간이 검사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당연히 응했다. 거기에서 10년째 복용하고 있는 공황장애 약의 성분 하나가 나왔고, 증빙이 필요하다고 해서 약국에 가서 증빙을 해서 보내드렸다. 경찰에서 약국에 원본을 요청해 둔 상태로, 그저 해프닝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라며 “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했다는 이경규 주장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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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정형돈도 20년 넘게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정형돈은 2015년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했으나 2020년 11월 초 불안장애 악화로 다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같은 해 12월 방송 활동을 재개한 정형돈은 건강 이상설, 가정 불화설 등 각종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9월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정형돈은 개그맨으로 활약하던 당시 팬의 짓궂은 장난으로 길바닥에 넘어지거나 품에 안겨있던 갓난쟁이 딸을 빼앗기는 등 어긋난 팬심으로 인해 불안이 쌓였음을 고백했다.
 결혼 후 쌍둥이 딸들이 태어난 후 자녀들에게 좋은 건 다해주겠다는 마음으로 “3개월 동안 106개의 녹화를 뜨고 고작 이틀 쉬었을 정도로 일만 했다”라고 밝힌 그는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다 결국 탈이 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23년에는 “낯선사람에 대한 공포,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런 불안감이 오래됐다. 혼자 무서워서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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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최정우도 공황장애 및 우울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우는 1975년 연극 ‘어느 배우의 생애’로 데뷔해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의형제’, ‘비공식작전’, ‘더 문’, 드라마 ‘닥터 이방인’, ‘푸른 바다의 전설’ 등 다수의 히트작에 출연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7일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져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고인은 평소 공황장애와 우울증, 구안와사를 앓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배우 설인아와 이병헌, 가수 윤종신, 방송인 김구라 등이 공황장애를 고백한 바 있다.
 연예인들의 고통이 세상에 드러날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은 늘 같다. “프로답지 못하다”는 냉정한 평가와 “잘만 웃던데”라는 무심한 지적이 쏟아지고, 이 고통이 개인의 의지 부족인 양 치부된다. 공황장애는 단지 한 개인의 병명이 아니라, 연예 산업이 만들어낸 뼈아픈 현실일지 모른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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