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 2025.04.30./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집중했던 탈 리니지 전략을 수정한다. 장르 다변화를 꾀하며 여러 신작을 출시했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리니지와 비(非) 리니지의 동행을 강조했다. 코어 장르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슈팅, 서브컬처로 나누고 엄격한 게임 평가 기준을 통해 출시까지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장르 다변화의 기치를 내걸고 여러 신작을 발표했다. 리니지 IP(지식재산권)가 지나친 경쟁과 과금을 유도해 돈만 벌려고 한다는 오명을 쉽게 씻어내지 못하자 탈 리니지를 선언하고 2023년 9월 퍼즐·보드 장르의 '퍼즈업 아미토이'를 시작으로 난투형 액션 장르의 '배틀크러쉬', 스위칭 RPG(롤플레잉게임) 장르의 '호연' 등을 출시했다.
엔씨소프트의 이런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퍼즈업 아미토이'의 경우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종료했고 '배틀크러쉬'는 출시 약 5개월만인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호연'도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고기환 캡틴이 자진 사임했다.
이처럼 실패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차라리 리니지 라이크 게임만 계속 만들었으면 욕은 먹더라도 실적은 방어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리니지의 과금 방식이 비판을 벗어나지 못하자 신작에 새로운 과금 방식을 도입했으나 결과적으로 게임도 실패하고 수익성도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적자 전환 이후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다시 리니지와 동행을 택한 엔씨소프트는 이성구 CBO(최고사업책임자)를 필두로 차세대 리니지 프로젝트로 알려진 '프로젝트NL'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 CBO는 그동안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을 견인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NL' 개발을 위해 △배경 원화 △캐릭터 콘셉트 아티스트 △애니메이션 제작 △캐릭터 제작 등에 대한 경력직 구인도 시작했다.
리니지 리마스터에는 새로운 과금 방식도 도입했다. 스킬 연마 시스템으로 원하는 영웅·전설 스킬을 30일간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스킬 연마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설 스킬을 확률 없이 1600만원에 획득할 수 있다. 기존에 전설 스킬을 획득하려면 1600만원 이상에 획득 확률은 10%에 불과했는데 확률을 없애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리니지로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도 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매출의 90% 이상이 리니지 IP에서 나오고 PC 온라인 게임 매출도 리니지 IP에서 70% 이상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국산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하는 가운데 2017년 출시한 '리니지M'이 꾸준히 매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의 경우 지금은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고 회사 입장에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라며 "엔씨소프트가 다른 시도를 하며 실패를 맛보고 조직도 축소하긴 했지만 리니지 IP만큼은 본사에서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한다면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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