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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한번 더 묻습니다: 우린 '장시간 근로자'가 아닌가요? [視리즈]

온카뱅크관리자

2025-03-03 15:47:4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1편 한국경제 향한 질문들 처리 시급한 반도체 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적용 논란 R&amp;D 직군 근로기준법 예외 현 제도 주64시간 근무 가능 근로기준법 근간 흔들릴 우려 노동계 근로시간 유연화 주장 한국 여전한 장시간 근로국가 OECD 대비 130시간 길어 근로시간 늘면 생산성 올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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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금 한국경제엔 던져야 할 질문이 많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6715sqdk.jpg" data-org-width="800" dmcf-mid="P2csOOCnG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6715sqdk.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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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경제엔 던져야 할 질문이 많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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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관료의 말은 으레 원론적이다. 좋든 나쁘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다. 자신의 말에 따라 시장이 의도치 않게 출렁일 수 있어서다. 
 # "… 내년 경제성장률은 1.8%다. 그것이 우리의 실력이라 생각하고 …." 그런데 2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말은 다소 거칠었다.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꼬집는 차원을 넘어 비판적인 견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에 '관료스럽지' 않았던 걸까. 각설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지난 10년간 새 산업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 산업을 도입하려면)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그 사회적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피하다 보니까 새 산업이 도입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한국경제가 '창조적 파괴'를 서두르지 않으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거다. 
 # 나라 전체가 수출과 재벌 맹신론에 함몰된 지금, 이보다 더 따끔한 경고가 어디 있을까. 이창용 총재의 작심 발언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해법은 무엇일까. 더스쿠프가 커버스토리 '한국경제 고질병'을 통해 수출·재벌 맹신론과 낡은 지배구조의 덫을 분석했다. 이번엔 지금의 한국경제에 던져야 할 '질문들'을 정리했다. 그 첫장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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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경총은 지난해 '한국은 더 이상 장시간 근로국가가 아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사진｜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8381cuzz.jpg" data-org-width="800" dmcf-mid="QG1u77qy5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8381cuz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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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총은 지난해 '한국은 더 이상 장시간 근로국가가 아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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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365일 연구개발(R&amp;D)을 지속해야 한다." 한 여당 의원의 주장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R&amp;D 인력이 밤낮없이 일해야 한다는 거다. 경영계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총은 지난해 "한국은 더 이상 장시간 근로국가가 아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국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선 노동자가 더 오래 일해야 한다는 건데, 우리는 정말 충분히 일하지 않고 있는 걸까.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걸까.
 한국 반도체 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반도체에도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 1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월 중으로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반도체 특별법(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등)' 10건은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R&amp;D) 인력에 '주 52시간' 적용을 예외하는 조항을 두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월 4일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주 52시간 제도의 경직된 운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24시간 365일 연구개발을 지속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R&amp;D 인력이 자유자재로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최대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적용을 예외로 해야 한다는 거다.
 당연히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활용하면 주 64시간까지 초과근무가 가능한데도 근로기준법의 근간을 흔들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법적으로 보장된 근로시간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시간을 더 늘리려는 시도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할 뿐이다"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원인을 노동자의 근로시간에서 찾기보다 경영진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R&amp;D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최대 주 64시간(최초 3개월·연장 가능)까지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반도체 R&amp;D 사유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1년에 1회)과 근로자의 개별동의를 받아 고용노동부에 신청하면 3일 이내에 승인받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 주 52시간 예외 적용 없는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근로기준법 예외를 인정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건 당사자 간 합의와 신뢰다"면서 "당사자인 노동자가 반대하는데 입법으로 강제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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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반도체 특별법의 처리가 시급하지만 근로기준법 예외 적용 논란에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9744shmq.jpg" data-org-width="681" dmcf-mid="xLqqBBKG1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39744shmq.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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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특별법의 처리가 시급하지만 근로기준법 예외 적용 논란에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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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반도체 특별법이 이렇게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영계의 주장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주 52시간 제도를 흔드는 시도를 이어왔다.
 2023년 정부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주 69시간'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현행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시간을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골자였다.
 예컨대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최대 52시간)로 관리할 경우 특정 주엔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된다.[※참고: 필수보장 휴식시간 12.5시간(이하 1일 기준)을 제외한 11.5시간씩 6일간 근무할 경우 1주에 최대 69시간 근무할 수 있다.] 
 "사실상 근로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정부는 그해 11월 "기존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경영계는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주장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장시간 근로자 비중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보고서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과도한 장시간 근로 국가가 아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장시간 근로자(주 50·60시간 이상) 비중이 높지 않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임금근로자 중 소정근로시간(근로자와 회사가 미리 합의한 근로시간)이 주 50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10.3%(2172만명 중 224만명)로 OECD 회원국 평균 10.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소정근로시간이 주 60시간 이상인 근로자의 비중은 2.7%(58만명)로 OECD 평균(3.8%)보다 되레 낮았다. 경총은 이 통계를 바탕으로 "한국은 더 이상 장시간 근로국가가 아닌 만큼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더 이상 장시간 근로국가가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대다수 직장인이 경총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 50·60시간씩 극단적인 장시간 근로를 하는 이들의 비중이 낮아졌을 뿐 한국의 근로시간은 여전히 길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872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1742시간)보다 130시간 더 길다. 멕시코(2207시간), 코스타리카(2171시간), 칠레(1953시간), 그리스(1897시간), 이스라엘(1880시간)에 이어 장시간 근로 6위 국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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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노동계는 근로기준법의 예외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42354plyn.jpg" data-org-width="681" dmcf-mid="WO5511FOX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thescoop1/20250303153942354ply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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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의 예외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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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준 책임연구원은 "보이는 노동 외에 보이지 않는 노동도 숱하다"면서 "긴 출퇴근 시간(2024년 일 평균 73.9분·통계청), 업무시간 외 연락 등 집계되지 않는 근로시간까지 포함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이미 장시간 근로국가"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노동계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이 여전히 장시간 근로국가인 건 자명하고, 큰 틀에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도체 특별법 논란처럼 어느 한 분야에서 근로기준법 예외가 생기면 산업 전 분야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기우杞憂가 아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바이오·2차전지 등 분야의 근로시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자를 갈아 넣으면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란 후진적 사고는 언제쯤 끝이 날까. 한국이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긴 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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