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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와이라노] 퐁피두센터 ‘또’ 서울에 유치… ‘문화 불균형’ 심각

온카뱅크관리자

2023-03-26 2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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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이건희 기증관’ 이어 ‘퐁피두센터’도 서울에 유치 ‘문화 불균형’ 심각… 문화시설 39% 수도권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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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여러분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때가 있으신가요? 라노는 매일 글을 쓰는 직업이라 그런 순간이 가끔 찾아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글 한 줄 나오지 않죠. 라노는 이 현상을 ‘영혼이 비었다’고 표현하는데요. 영혼이 비었을 때는 다시 충만하게 채워줘야 한답니다. 아니면 바닥을 보여서 더 이상 일할 수 있는 기운이 나지 않아요. 라노는 바닥난 영혼을 문화생활로 채워줍니다.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고, 전시를 감상하러 다니죠. 라노는 특히 전시를 감상하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림 사진 조형물 가릴 것 없이 좋아해요. 하지만 라노의 이런 취미는 비수도권에 살면서 즐기기에는 가혹하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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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가 열렸다. 허시언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5664cnfz.jpg" data-org-width="600" dmcf-mid="yaqZAR5JS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5664cnf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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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가 열렸다. 허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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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라노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 모아두었던 소장품을 국가에 기증해 정부 차원에서 유치한 전시인데요. 모네,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습니다. 전시를 좋아하는 라노가 이런 곳에 가지 않을 순 없죠. 라노는 전시 예매를 하고, 전시 날짜에 맞춰 교통과 숙박 예약을 한 뒤 서울로 향했습니다. 전시는 아주 훌륭했어요. 가끔 그때 봤던 그림들이 생각날 정도로요. 자주 보러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왜냐하면 ‘이건희 기증관’은 서울에 유치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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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클로드 모네 ‘수련’. 허시언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7007afmm.jpg" data-org-width="600" dmcf-mid="WBB5ce1iT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7007afmm.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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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 모네 ‘수련’. 허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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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4월 이 전 회장의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을 기증했습니다. 세기의 기증에 문화 예술계는 환호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기증품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할 기증관을 설립하기로 하고 부지를 검토했습니다. 이에 부산시를 비롯한 전국 30여 개의 지자체가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위해 열을 올렸습니다. 정부에 요청서를 보내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이건희 기증관은 결국 서울 송현동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비수도권이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위해 노력해온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건희 기증관을 유치하기 위해 해운대구에 용지까지 따로 마련했던 부산시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문체부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반 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서울에 기증관 부지를 정했습니다. 연관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만한 충분한 입지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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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퐁피두센터’. 국제신문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8373hptz.jpg" data-org-width="600" dmcf-mid="YW4UsgujT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3/26/kookje/20230326205058373hpt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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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퐁피두센터’.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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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도 있고, 곧 이건희 기증관까지 개관할 예정인 서울에 또 새로운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퐁피두센터’ 분점이 바로 그 미술관인데요.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 파빌리온에 유치하기로 결정됐습니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세계적 미술관 유치’ 공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직접 나설 정도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정부가 이건희 기증관 유치 후보지를 서울로 확정하자 부산에도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며 퐁피두센터 분관을 공략 대상으로 정했죠.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박 시장이 로랑 르 본 퐁피두센터 관장을 만났을 때 부산 분관 설립과 국제 교류 전시회 개최, 우호 협력 사업 추진 등을 큰 틀에서 합의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도 박 시장이 다시 한번 파리를 찾아 양측의 협력을 재확인했고, 퐁피두센터 실무단이 하반기 내 부산을 방문해 실무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로랑 르 본 관장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부산을 방문해 지역 미술관과 예정지인 북항 등을 둘러보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퐁피두센터는 서울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부산시가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를 줄이려 공약까지 내걸어가며 아등바등 노력했지만 이건희 기증관에 이어 퐁피두센터까지 서울에 내준 것입니다. 부산시는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문화 불균형은 이미 심각한 상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문화시설 소재지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했을 때, 전국 1087개의 문화시설 중 서울특별시 121개, 인천광역시 60개, 경기도 243개로 수도권에 39%에 달하는 문화시설이 집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화 불균형은 ‘수도권 일극체제’와 ‘비수도권 인재 유출’을 심화시킵니다. 좋은 문화 시설은 더 좋은 문화 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이미 많은 문화 시설이 수도권에 모여 있는 지금으로써는 비수도권은 더 좋은 문화 시설을 갖출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계속해서 문화 시설이 수도권에만 집중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비수도권의 문화 예술인들은 취업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수도권으로 많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죠. 동남권발전협의회 전호환 상임위원장은 “수도권 문화 집중 현상은 국가 균형 발전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비수도권은 민간 차원에서 유치하는 문화 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 중 하나입니다. 대기업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문화 시설을 만들어내죠. 수도권은 민간 중심의 문화 시설이 잘 발달돼 있어 더욱 다양한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체부도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균형 발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기업이 비수도권에도 문화 시설을 건립해야 한다”며 “추후에 공공문화시설을 건립하게 된다면 비수도권에 우선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있죠. 비수도권은 같은 한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재 사태를 비꼬아 표현한 단어인데요. 라노는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틀린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라노가 이건희 기증관이나 퐁피두센터에 가기 위해선 또 고생해서 서울까지 갔다 와야 합니다. 비수도권에서도 언제든 문화생활을 즐기게 될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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