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크 시그넬(왼쪽)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 시각) 독일과의 2024 파리 올림픽 A조 1차전에서 벤치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각)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A조 1차전. 세계 랭킹 6위 독일을 상대로 22위 한국이 종료 15분여를 남기고 14-18, 4점 차로 뒤질 때만해도 패색이 짙었다. 헨리크 시그넬(48·스웨덴) 한국 감독은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었다. 다시 코트로 나선 한국은 공격 때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 7명을 투입하는 ‘7대6′ 전술을 펼쳤다. 결과는 23대22 승리. 감독의 ‘벼랑 끝 전술’이 통했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시간이 아직 많으니 천천히, 침착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7대6 플레이를 할 것이니 잘 준비하라”고 타임아웃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부임하고나서 1년 반동안 본 것 중 수비 측면에선 가장 좋은 경기였다. 공격은 독일의 큰 피지컬에 어려움을 겼었지만, 7대6 작전이 잘 먹혀들어가서 지고 있을 때 따라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승리 직후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시그넬 감독은 큰 감정 변화 없이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그는 “겉으로는 이렇게 보여도 속으로는 많이 행복하다”며 “선수들이 긴 시간 얼마나 힘들게 훈련했는지 알기에 그들이 자랑스럽다. 외국인 감독 지도를 받는 게 쉽지 않을 텐데 환상적으로 성장해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8일 예정된 슬로베니아(세계 11위)와의 2차전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시그넬 감독은 “우리는 여전히 슬로베니아에게 열세다. 낮은 자세로 오늘 우리가 해낸 힘든 길을 다시 해야 한다”며 “슬로베니아는 1차전에서 졌기 때문에 강하게 나올 것이고 전쟁 같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