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m 파도로 ‘서퍼들의 무덤’ 불려… 정박한 크루즈선 선수촌으로 이용
파리 올림픽 서핑 경기는 파리에서 열리지 않는다. 1만5706㎞ 떨어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 테아후푸에서 열린다. 파리에서 비행기로 22시간 걸리는 곳. 시차도 11시간 차이 난다.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데 올림픽 역사상 개최지에서 가장 먼 곳에서 열리는 경기가 됐다. 종전 1956 멜버른 대회 승마가 호주 검역 관련 법 때문에 1만5590㎞ 떨어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바 있다.
타히티는 프랑스 남서부 아키텐 휴양지 비아리츠, 라 토르슈 등을 제치고 선정됐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속한 화산섬으로 지리적 위치, 수중 환경, 자연 암초 덕분에 웅장한 파도가 친다. 서핑 대회를 열기에 최상의 조건이란 평가다. 파도 최대 높이는 6.7m. 아름답긴 하지만 ‘머리가 잘리는 파도’ ‘서퍼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운 파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아예 출전을 꺼려 일부러 올림픽 대표팀에 안 뽑히려 한 선수들도 있었다 한다. 송민 서핑 국가대표 감독은 “굉장히 두렵고 무서운 곳으로 파도가 위험해 일반인들은 서핑을 해볼 엄두도 못 내는 곳”이라 전했다.
서핑 각국 선수들은 선수촌으로 해안에 정박한 크루즈선을 이용한다. 테아후푸 해안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선수촌을 짓지 않았다. 지난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 일본 남자 서핑 국가대표 이가라시 카노아(27)는 “타히티에 있는 우리 선수촌이 파리보다 낫다”고 말했다. 대회 관계자들 역시 200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 지역 주민들 집을 빌려 지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