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남자축구 경기 긴장감… 테러 위협에 경찰 1000명 배치2024 파리올림픽 유도 70kg급에 나서는 북한 문송희 선수가 지난 2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오귀스트 들로네 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24일 프랑스 생드니에 있는 유도 훈련장 어거스트 들론 라 라켓 유도 훈련장. 건물 앞을 지나가려던 도중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손바닥을 펴서 기자를 막고는 “1분만 기다려!(just one minute!)”라고 외쳤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이스라엘’이라고만 말하고는 답하지 않았다. 평소 모든 조직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친절한데, 굳은 표정으로 막아서는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눈앞에는 올림픽 공식 세단과 프랑스 경찰차 6대가 줄줄이 이어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차량이 전부 빠져나가고 나서야 조직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선수들은 2중, 3중으로 보호받는다”라고 했다.
이날 유도 훈련 공식 일정에 이스라엘은 쓰여 있지 않았다. 보통 올림픽 조직위는 훈련장에 어떤 국가가 오는지 미디어 전용 홈페이지에 공개하는데, 이스라엘은 예외였던 것. 또 유도 훈련장 로비에는 다른 훈련장에 비해 2~3배 정도 많은 15명 남짓 조직위 관계자들이 있었다.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라고 여러 명에게 물었지만 확답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차가 나가고 나서야 이스라엘 유도 대표팀 훈련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보호받는 까닭은 테러 위협 때문이다. 지중해 연안에서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의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이슬람 테러 단체가 ‘대량 살상해 복수하겠다’면서 이스라엘 선수단을 테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축출하자는 ‘저항의 축’ 중심인 이란이 이스라엘의 올림픽 참여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위험이 더 커졌다.
24일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말리 남자 축구 경기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관중은 이스라엘 국가가 나올 때 야유를 보내면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관중도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경기장에 대(對)테러 인력을 포함해 1000명 이상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뮌헨 참사’가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된 사건이다. 프랑스유대인기관대표협의회(CRIF) 요나단 아르피 대표는 이를 언급하면서 “이스라엘 선수들은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스라엘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 24시간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