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요궁의 태극기와 각국 국기 뒤로 에펠탑의 조명이 빛나고 있다.연합뉴스
파리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식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새벽 2시30분 파리에서 열린다. 장소는 운동장이 아닌 센강 인근이다.
개막식은 사상 최초로 야외(떠 있는) 행사로 진행된다. 206개국에서 온 선수단 1만명이 넘는 선수와 공연자 수천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맞춤형으로 제작된 배형태로 만들어진 100척 무대를 타고 센강을 따라 이동한다. ‘국가 퍼레이드’는 파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6㎞ 센강을 따라 진행되며 노트르담, 루브르 박물관 같은 파리의 랜드마크와 그랑 팔레 같은 올림픽 장소도 지난다. 퍼레이드는 에펠탑 근처 트로카데로에서 끝나며 이곳에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이 개막을 선언한다. 이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성화 점화식도 진행된다. 트로카데로는 에펠탑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어떤 글로벌 대중 문화 슈퍼스타가 공연에 참여할지는 비밀에 싸여 있다. 개막식 예술 감독 토마스 졸리는 “프랑스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오페라, 랩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포함하고 있다”며 “고정된 정체성을 투영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라고만 설명했다.
총 3000명의 예술가가 개막식에 참여한다. 유명 안무가 모드 르 플라데크가 이끄는 무용수 400명도 포함돼 있다. 메인 공연은 레이디 가가가 하리라는 소문이 있다. 유명한 R&B 및 팝 가수 아야 나카무라, 캐나다의 전설적인 가수 셀린 디옹이 나선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개막식 행사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한국시간) 에펠탑을 보기 위해 프랑스 파리 샤요궁을 찾은 시민들이 출입이 통제되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식에서 공연하기로 서명한 무용수들은 낮은 임금과 현저한 불평등 대우를 이유로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영국 뉴스 매체 익스프레스는 “개막식에서 공연하는 3000명이 낮은 임금이나 무임금으로 일하고 있다”며 “부끄러운 조건으로 모집됐다”고 비판했다. 파업 예고는 개막식 당일로 돼 있지만 실제로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개막식 관람객은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올림픽 경기장으로 변한다”며 “센강은 트랙을, 강변은 관중석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용 인원 총수는 조직위원회가 당초 기대한 60만명보다는 적지만 하부 강변에는 유료 티켓 구입자가 10만명에 이르리라 점쳐진다. 티켓 가격은 90유로(약 13만5000원)에서 2700유로(약 40만5000원)다. 상부 강변에는 무료티켓 22만2000장도 배포된다. 대형 스크린 80개와 대형 스피커도 도시 전역에 설치된다. 조직위는 “프랑스 수도 전역에 울려 퍼지는 마법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4일 예정된 리허설은 센강의 흐름이 너무 강해 취소됐다. 강에서 열리는 오픈 워터 수영 이벤트 계획도 큰 차질을 겪고 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시간대에 파리 주변 90마일(약 145㎞) 반경 내 모든 공항과 공역이 폐쇄된다. 드론 공격과 저격수로부터 참가자와 관중, 약 120명의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반도 보호해야한다. 이를 위해 보완요원이 약 4만5000명이 배치된다. 여기에는 외국 경찰 2000명도 포함된다. 조직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개막식 계획을 세 가지로 마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상당히 통제된 시나리오인 플랜 A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주 큰 개막식을 개최할 방법을 갖고 있다”고 성공적인 개막식 개최를 자신했다. 해외 언론들은 “예측 불가능한 바람과 날씨, 다리의 구조적 완전성, 테러 위협 등 조직위가 제어해야하는 과제가 많다”며 “거대한 야외 쇼는 무척 위험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개막식은 전세계에서 약 15억 명이 시청하리라 예상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