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시작 전 벤치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축구 국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프로축구 울산 HD 감독이 "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광주FC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 자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30분 있다가 킥오프다. 경기 끝나고 심경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질문 달라"고 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 집중력 부분에서) 아무래도 우려가 되겠는데, 근데 또 모르겠다"며 "오늘 평상시보다 열심히 하자고 얘기를 했지만, 경기는 또 치러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울산 HD와 광주FC의 경기가 열리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내정된 울산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피노키홍' 걸개와 박주호 해설위원을 응원하는 걸개가 각각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장에는 '피노키홍'이라는 걸개가 붙었다. 홍 감독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이다.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홍 감독의 이름을 부를 때에는 울산 팬들이 '우~' 라며 야유를 보냈다. 선수단과 홍 감독이 입장하자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거짓말쟁이 런명보' 'K리그 무시하는 KFA(축구협회) 아웃' 등 플래카드를 들었다.
앞서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되기 전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울산 팬들은 홍 감독이 이 약속을 불과 일주일 만에 어겼다며 분노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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