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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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여진구가 20살에 슬럼프를 겪은 사실을 고백했다.
6월 1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49회에는 '난제를 푸는 법' 특집을 맞아 배우 여진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벌크업 된 몸으로 등장해 유재석, 조세호를 놀라게 만든 여진구는 벌써 28세로 20년 차 배우가 됐음을 밝혔다. 18년 전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췄던 성동일과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에 함께 출연하는데 성동일이 "예전에 종이컵에 커피 타주던 애가 이젠 소맥을 말아준다"고 했다고.
이런 여진구는 유재석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 약 19년 전 SBS '대결! 반전 드라마' '키스 못하는 남자'편에 여진구가 유재석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것. 유재석과 함께 그당시 출연 영상을 본 여진구는 "당시 현장이 조금 기억이 난다. 방금 보신 것처럼 상대방 역할이 번개 맞는 기억이 조금 있는데 어머니가 '너 재석 선배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알려주셨다"고 밝혔다.
16세에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국민 남동생에서 진구 오빠가 된 여진구는 17세에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청룡영화상에서 최연소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 탓에 여진구는 스무 살이 되어서야 본인이 나온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여진구는 시간이 흘러 작품을 봤을 때 어땠냐는 질문에 "사실 제가 좀 개인적으로 힘든 때였다. 한순간에 바뀌었다.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연달아 나오며 '잘해야 한다', '무조건 칭찬 들어야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스스로를 옥죄어왔다. 오히려 스스로를 제가 많이 가뒀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는 그냥 연기하는 게 재밌고 즐거웠던 것 같은데 이제 잘해야 하는 프로페셔널한 배우가 되어야 하니 즐길 수 없으니 슬프고 무섭더라"고. 여진구는 "현장 나가는 게 행복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해야할 일이 잔뜩 있는 공간이 된 것 같고 그런 고민거리,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그때 했던 작품들이 대중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해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위축되고 많은 분들 앞에선 웃고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했지만 집에 가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여진구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이전의 어린 시절 작품은 제가 봐도 너무 즐겁게 재미있게 고민 없이 연기하는 순간이 보이더라. '어떻게 하면 저렇게 좀 내려놓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와 저때는 참 순수하게 연기한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하다. 별 생각 없어 보이고 '내 장점을 하루 빨리 다시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여진구는 인생에서 연기를 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도 밝혔다. 그는 "10대 때는 현장, 학교의 반복이니까 크게 이런 생각을 안 했는데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연기 외 제 시간이 생기니까 하다못해 학교에 진학했는데 등록금을 어떻게 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은행업무는 물론 버스 노선도 잘 모르는 거다. '내가 진짜 연기만 하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인간관계에서 멍해지더라. 스몰토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사회성이 되게 떨어지더라"고 말했다.
"나 좀 심각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여진구는 어느날 갑자기 삶의 경험을 해보기 위해 즉흥적으로 KTX 표를 끊어 부산에 다녀온 일화를 공개했다. 여진구는 "성인이니까 '이제 내 삶을 내가 책임지고 회피만 해선 안 된다. 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라는 걸 어느 순간 느꼈다"면서 "그때도 매니저 형이나 가족 그 누구도 없이 가는 게 뭔가 무서워 꽁꽁 싸매고 나왔다. 그러다 자유롭게 날리는 눈을 보며 '나 이러려고 나왔는데 왜 또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이에 마침 멈춘 기차에서 내려 식당 가서 혼자 밥도 먹고 했다고. 여진구는 "어머니가 '우리 가게에 세자가 왔다'며 좋아하시고 반찬도 더 주셨다"며 "이런 경험도 하니 너무 행복하더라. 그 순간이 제겐 큰 전환점이었다. 제 삶을 사는 태도를 바꾼 저 스스로 칭찬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결심"이라고 정의했다.
한편 이날 여진구는 더이상 모태솔로가 아닌 사실도 밝혔다. 사랑을 한 적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여진구는 "나이가 어느덧 28살이잖나. (모태솔로라고 인터뷰 했을 당시엔) 20대 초반이다. 저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도 많았고 그러다보니 '이게 사랑인가?'하는 감정 정도가 많았는데 그런 시기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모솔이라고 하는 것도 웃긴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여진구는 30대를 앞두고 "저는 사실 20살 때부터 30대를 기다렸다. 30대가 되면 이야기할 것도 많아지고 또 다른 모습들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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