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하정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각기 떨어뜨려 놓고 보면 상관관계를 알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를 한데 모아놓고 보면 한 사람의 방향성이 보인다. 이와 같이 배우 하정우를 이루는 모든 것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로서의 길로 향해 있다.
21일 개봉되는 영화 ‘하이재킹’(김성한)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된 극한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하정우는 극 중 여객기를 운행하는 조종사 태인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으로,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읽고 실화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하정우는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는 걸 알고 놀라웠다”면서 “거친 듯하면서도 이야기가 몰입감이 있더라”고 했다. 실화이기는 했지만 실제 인물 3명을 2명으로 각색한 시나리오 덕분에 하정우는 연기하는데 큰 제약이 없었다고 했다.
다만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룬 실화의 무게감은 하정우가 ‘하이재킹’에 ‘피와 살’을 내어서라도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이에 하정우는 김성한 감독과 캐스팅 단계부터 다각도로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감독이 원하는 배우들에게 직접 ‘전령’이 돼 캐스팅 제의를 했을 정도로 이 영화에 진심이었다.
하정우는 이에 대해 “어떤 거 하나 허투루 결정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하게끔 노력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진구는 김성한 감독에게 하정우가 직접 추천해 ‘하이재킹’에 함께할 수 있었다. 하정우는 “용대에 맞는 배우를 찾으려고 수개월을 찾아다녔다. ‘두발로 티켓팅’ 때 진구를 처음 만났는데 그때 드디어 용대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발로 티켓팅’ 촬영 내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진구가 출연하기로 결정을 해줬다”고 여진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비행기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은 하정우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터널’ ‘PMC: 더 벙커’로 이미 공간의 제약이 큰 상황에서 연기했던 경험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정우는 “이런 식의 영화 같은 경우에는 편집본을 매번 체크하면서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감정이 연결돼 나가는지 체크하면서 촬영했다”고 나름의 노하우도 있었다.
하정우는 ‘하이재킹’을 촬영하며 가장 중요했던 건 현장성과 배우들 간의 합이라고 했다. 시나리오에는 차마 다 담기지 못한 현장 상황을 촬영장에서 리허설하며 찾아갔고, 극에 비어있는 부분들을 메워나갔다고 했다.
특히 매일 촬영이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리허설을 하며 배우들과 합을 맞춰나갔던 경험은 하정우에게 어떠한 숭고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하정우는 “아침에 리허설을 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연극하는 느낌이었다. 60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진지하고 열심히 리허설하고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연극 연습하듯이 기본에 충실했던 현장”이라고 반추했다.
‘합’은 액션신에서도 중요했다. 좁은 공간에서 진행된 액션은 사전에 철저하게 무술팀과 합을 맞추지 않으면 촬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정우는 “비행기가 좁기 때문에 감정이 부딪히는 장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준비하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한 하정우는 태인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펼쳐내기 위해 상황에 집중했다. 하이재킹 이후 시시각각 급변하는 비행기 안 상황에 따른 태인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생각하며 연기했단다.
이렇게 하정우는 현장성과 배우들 간의 합들이 모여 태인의 마지막 선택의 개연성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헌신과 희생이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한 태인의 숭고한 선택은 관객의 마음을 크게 뒤흔든다. 이는 하정우가 관객이 몰입하고 이입할 수 있게 감정을 덜어내고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감정을 백 퍼센트 쓰지 않고 공간을 열어둬야 한다. 제가 늘 연기할 때 갖고 있는 생각인데, 태인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던 제 방향성이 감독님과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했다.
하정우는 태인의 선택에 대해 “헌신과 희생이 자칫 지루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번은 생각해 볼 만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하이재킹’으로 여름 극장가에 나서는 하정우는 이후로도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나간다. 현재 연출작인 ‘로비’ 후반작업에 한참이고, 10월에는 그림 작가로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와인을 좋아한다는 하정우는 직접 제작에 참여한 와인도 출시할 예정이다. 영화 제작도 꾸준히 준비 중이라고.
이렇듯 하정우는 한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영역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배우 일 외에 다른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 경험들은 다시 ‘배우 하정우’를 이루는 부분들이 되기도 한다. 그가 매 작품마다 능숙하게 캐릭터에 녹아들과 코미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감정들을 오가며 연기할 수 있는 유연함을 보일 수 있는 것도 그 경험들이 ‘배우 하정우’의 피와 살이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들을 자양분 삼아 영화를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정우의 나날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하이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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