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먹방, 쿡방과 같은 무분별한 음식 콘텐츠 악영향 방지 시스템 개발
세계컴퓨터연합회(ACM) 주최 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
음식./pixabay
최근 소셜미디어와 여러 플랫폼에 음식 관련 콘텐츠가 넘쳐 난다. 누군가에게는 ‘먹는 행위’가 자연스럽지만 식이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의 유혹에 매일 고군분투한다. 이렇게 식이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 연구진이 모바일과 개인 컴퓨터에서 유해한 디지털 음식 콘텐츠와 먹방 ASMR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성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ACM) 주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CHI)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무분별한 디지털 음식 콘텐츠 소비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실시간 개입 시스템을 개발한 논문으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Dual Systems Theory)에서 영감을 받아,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디지털 음식 콘텐츠를 평가한 후 시청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음식 콘텐츠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은 빠르고 자동으로 작용하는 ‘체계 1′을 자극해 사용자의 자동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반사적인 콘텐츠 시청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음식 콘텐츠를 가리고 음소거해 자동적인 반응을 차단한다. 대신 사용자에게 의식적인 콘텐츠 선택과 소비를 위한 질문을 제공해 심사숙고 후 판단하는 ‘체계 2′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더 의식적이고 건강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진은 22명의 식이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주 간의 사용자 스터디를 진행해 시스템을 평가했다. 실험 집단에서는 유튜브에서 음식 콘텐츠에 대한 노출과 소비의 유의미한 감소를 확인했다. 이러한 감소는 유튜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험 집단 참가자들은 개발한 시스템이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자동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사용자 평가는 개발한 시스템이 일상생활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음식에 대한 강박을 완화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는 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성주 교수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사용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건강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지원하고, 사용자의 의도적인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발한 기술은 음식 콘텐츠뿐 아니라, 폭력물이나 선정적인 콘텐츠와 같이 주제별로도 적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2024), DOI: https://doi.org/10.1145/3613904.364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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