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기뻐하는 사발렌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라이벌 맞대결의 승자는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1위)였다. 사발렌카가 디펜딩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5위)를 꺾고 2025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 올랐다. 사발렌카가 프랑스오픈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US오픈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 그리고 이번 프랑스오픈까지 그랜드슬�C 세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사발렌카는 사상 첫 하드코트가 아닌 곳에서 그랜드슬램 정상에 도전한다.
사발렌카는 5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 필립 샤틀리에 코트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4강에서 시비옹테크를 7-6(1) 4-6 6-0으로 제압했다.
결과론적으로 1세트를 사발렌카가 선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사발렌카는 4-1로 앞서가던 1세트에서 내리 네 게임을 연속으로 내주며 되려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진 1세트인데, 사발렌카의 집중력이 시비옹테크보다 훨씬 높았다. 결국 7-1로 타이브레이크를 잡아내며 재역전승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시비옹테크에게 2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3세트 사발렌카는 완벽에 가까웠다. 승부처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과거와는 달리, 사발렌카는 3세트에서 서브게임, 리턴게임 모두 압도적으로 지배했다. 첫서브 성공율이 80%에 달했고, 언포스드에러가 하나도 없는 무결점의 스트로크를 선보였다.
반면 시비옹테크는 뭔가 쫓기는 사람처럼 경기했다. 3세트 첫서브 성공율이 47%까지 떨어지니 사발렌카에게 쉬운 찬스를 바로 내주고 말았다. 언포스드에러는 12개나 범했다. 시비옹테크가 3세트에서 따낸 포인트는 고작 6포인트였다. 3세트에서 완전히 방전되고만 시비옹테크였다.
비록 2세트를 내주며 무실세트 행진은 종료됐지만 사발렌카는 본인 최초로 프랑스오픈 결승에 올랐다. 2023년 4강의 본인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클레이코트에서 시비옹테크를 제압한 것은 2023년 5월 로마오픈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이다. 작년 8강을 훨씬 상회하는 성적을 확정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재 사발렌카의 라이브 랭킹포인트는 11,553점인데, 만약 프랑스오픈까지 차지한다면 12,253점으로 1만2천점을 돌파할 수 있다.
프랑스오픈 4연패를 노리던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 연승이 26에서 멈췄다. 조짐은 작년부터 보였다.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파리올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점쳐졌던 시비옹테크였지만 메달 색깔은 동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이 거듭되며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시비옹테크인데 본인의 주무대인 클레이코트에서 결국 단 한 번도 결승 진출조차 실패하고 말았다. 랭킹포인트 방어에 실패하며 시비옹테크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랭킹이 7위까지 떨어지고 만다. 더군다나 본인이 가장 약한 잔디코트 대회들이 6~7월 예정되어 있어 시비옹테크의 랭킹 하락은 조금 더 가시화될 전망이다.
<사진. 코코 고프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발렌카는 결승에서 코코 고프(미국, 2위)를 상대한다. 고프는 와일드카드 신화를 쓰던 루이 보아송(프랑스, 361위)을 6-1 6-2로 가볍게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고프의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은 챔피언에 올랐던 2023년 US오픈 이후 처음이다.
둘의 상대전적은 5승 5패로 호각세다. 올해에는 지난 5월 끝난 스페인 마드리드오픈에서 사발렌카가 고프를 꺾고 챔피언이 된 바 있다. 누가 승리하던 최초로 롤랑가로스를 품에 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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