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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이혁준 서울대병원 교수 "암환자 식단관리앱 힐리어리 예후 바꿀 첫 도구 "[전문가 인사이트]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8 08: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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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5년12월11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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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지금은 위암 환자의 60~70%가 1기에 발견돼 90% 이상 완치된다. 문제는 위를 60~70%까지 잘라낸 뒤 삶이다. 환자를 살려놓으면 끝이 아니라 어떻게 잘 먹고 오래 건강하게 사느냐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의 수가(보험 급여 적용) 체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혁준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의 진료 철학은 한마디로 ‘기능 보존’과 ‘삶의 질’로 요약된다. 국내에서 위 기능 보존 수술(유문보존 위절제, 근위부 위절제)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해온 이혁준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수술실을 넘어 AI와 디지털 치료기기로 관심을 넓혔다. 위암 수술 후 환자의 식사와 증상을 모바일 앱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에 직접 참여해 효과를 논문으로까지 입증한 것이다.
 이 교수는 “외래에서 ‘잘 드세요’ 한마디 하는 것과 매일 식단과 증상을 기록해 주고 코칭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불편한지 얼마나 못 먹는지 데이터를 통해 보니 디지털 헬스케어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한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위암학회 삶의질연구회 창립자이자 40문항짜리 위암 수술 후 삶의 질 평가지표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위암학회(IGCC) 2029년(차차기) 회장에 당선됐으며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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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이혁준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사진=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8/Edaily/20251218083306619nvdx.jpg" data-org-width="800" dmcf-mid="GpYVcIQ9I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Edaily/20251218083306619nvd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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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혁준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사진=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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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환자 관리하는 디지털치료기기 플랫폼 임상 결과는
 이 교수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헤링스의 인연은 수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서 시작됐다. 위를 크게 절제하고 나면 설사·역류·덤핑증후군과 체중 감소, 암 재발 공포 등 온갖 후유증이 남는다. 하지만 외래 진료는 3분이면 끝나기 일쑤다.
 이런 문제 의식으로 이 교수는 대한위암학회 산하에 삶의질연구회를 만들고 한국 위암 수술 환자 현실에 맞는 40문항 설문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유럽·미국 지표와 달리 국내 환자는 암 자체 증상보다 치료로 인한 불편이 더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헤링스가 위암 환자용 디지털 치료기기 앱 개발을 제안했고 이 교수가 설문과 임상 설계를 함께 맡았다. 처음에는 엑시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는 암환자 식단관리 앱 힐리어리(Healiary)로 알려진 플랫폼이 됐다.
 이 앱은 환자가 먹은 음식을 입력하면 칼로리와 단백질 등을 자동 계산해 주고 하루 필요한 섭취량 대비 얼마나 먹었는지 알려준다. 헤링스는 9만여개 음식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 중 5000여 개를 선별해 환자 친화적인 메뉴로 구성했다. 헤링스는 위암뿐 아니라 다른 암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위암 수술 후 환자들의 주요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소화불량이 가장 크고, 음식 역류, 덤핑, 암 재발 공포, 체중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영양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임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이 교수는 이 플랫폼의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이 교수는 수술 후 퇴원하는 환자에게 앱을 설치해 주고 30일간 식사와 증상을 기록하도록 한 뒤 사용군과 비사용군을 비교했다.
 제일 놀라웠던 것은 순응도에 따른 결과였다. 그는 "고령 환자 몇 분을 빼고는 90% 이상이 한 달 동안 꾸준히 사용했다"며 "특히 수술 전부터 마른 체형이던 환자들은 내가 오늘 얼마나 먹었는지 수치를 보면서 정말 열심히 따라 했다. 실제 체중도 더 많이 증가했다. 앱을 쓰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차이가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키 170cm에 체중 50kg도 안 되는 저체중 환자에게 위 절제술은 치명적일 수 있다. 수술 후 기본 5~10kg이 빠지면 영양실조와 폐렴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이 교수는 “마른 환자에서 체중 감소를 막고 정상 체중으로 회복시키는 게 생존과 직결된다”며 “이 부분에서 디지털 플랫폼이 확실히 기여했다”고 말했다.
 영양사와의 협업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위암학회 삶의질연구회를 하면서 이미 환자들의 문제는 잘 알고 있었다"며 "소화불량, 역류, 덤핑, 재발 공포가 대표적”이라며 “여기에 영양사가 참여해 음식 성분 데이터를 앱에 녹이니 전문적인 코칭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는 “수술 후 디지털 치료기기가 체중 감소를 줄이고 영양 상태를 개선해 준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단순히 편리한 앱이 아니라, 위암 환자 예후를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첫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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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헤링스 암 환자 식단관리 앱 힐리어리 구동 모습 (사진=헤링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8/Edaily/20251218083307952qzgz.png" data-org-width="800" dmcf-mid="HNJlq8YCr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Edaily/20251218083307952qzgz.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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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링스 암 환자 식단관리 앱 힐리어리 구동 모습 (사진=헤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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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AI가 암 환자에 미치는 영향은
 이 교수는 AI가 위암 진료 전 과정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시경 영상에서 위암 여부를 판독하는 AI, 전산화단층촬영(CT)·엑스레이를 읽어주는 AI, 현미경 병리 슬라이드를 보고 진단하는 AI까지 다 출시돼 있다"며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잡아주는 ‘두 번째 뇌(듀얼 브레인)’ 역할을 하면 진단도 더 정확해지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당분간 AI는 보조자에 머무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가 수술까지 완전히 대신하려면 아직 40~50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수술은 너무 복잡하고 변수도 많다. 지금은 로봇 수술 데이터를 모으면서 학습시키는 단계로 여겨진다. 위암 수술 영역에서는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AI가 의사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전혀 허황된 얘기는 아니”라고 했다. 영상 판독, 약제 선택 등 반복적인 의사결정을 AI가 지원하면 한 명의 의사가 더 많은 환자를 안전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와 AI 플랫폼은 관리의 여정이라는 지점에서 진짜 가치를 발휘한다. 위암 환자는 수술 후 4일가량 입원한 뒤 2주·2개월·6개월 간격으로 외래 진료를 받는다. 
 이 교수는 “평생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큰 수술인데 실제로 수술한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10번도 안 된다”며 “그 사이 공백을 메워줄 도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디지털 의료의 경쟁력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이 교수가 2029년 국제위암학회(IGCC) 회장으로 서울을 주최지로 삼은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중국이 강력한 경쟁력을 보였지만 한국이 우위를 차지했다. 
 그는 "한국은 의료 데이터 디지털화 측면에서 세계 1등이다. 디지털 의료 시스템도 월등하다"며 "미국이나 일본, 중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수준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가 급여 체계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올해 초 크게 다쳐서 뼈가 부러졌을 때도 어떤 운동을 얼마큼 해야 하는지 몰라 유튜브를 계속 찾아봤다. 의사인 저도 그런데 일반 환자들은 어떻겠느냐"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 대신 의사와 연동된 디지털 플랫폼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만 집중적으로 코칭을 해줘도 환자 불안이 크게 줄고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나쁜 투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병원 쏠림과 지역 격차를 줄이는 데도 AI 플랫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서울대병원에서 쓰는 수술 후 관리 프로토콜을 앱에 담아 지방 병원, 1·2차 의료기관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며 "다만 결국 그 플랫폼을 ‘누가 써주느냐’가 관건이다. 의사와 환자, 보험자까지 모두 이득을 보는 구조를 만드는 게 기업들의 과제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위암 환자와 보호자에게 디지털 도구는 스마트한 투병 생활을 위한 좋은 파트너라고 조언했다. 
 그는 “위를 절제한 위암 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잘 먹는 것이다. 국을 말아 먹는 식사는 피하고 마른 밥을 천천히 씹어 먹고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덤핑증후군과 체중 감소를 막을 수 있다"며 "이런 생활수칙을 앱으로 매일 체크하고 궁금한 점은 디지털 플랫폼과 의료진에게 물어보는 시대가 도래했다. AI와 디지털 치료기기를 잘 활용하면 위암 수술 후 삶의 질은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권 (pea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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