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긴급 소집된 제29차 국무회의…31조8000억 추경 신속 집행 지시
이 대통령 “내각 혼연일체로 위기 돌파…산업재해·폭염 대응도 총력”
김민석 총리 첫 회의 참석…“참모장으로서 소통·속도·성과에 최선”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국무회의를 소집해 국회를 통과한 31조 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국회에서 넘어온 추경안을 하루 만에 국무회의를 열며 의결한 것은 재정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집행 속도전으로 보인다.
주말 소집된 국무회의…31조8000억 규모 추경안 심의·의결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5일 오전 제29차 국무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회를 통과한 31조 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또 관련 부처에 추경안을 신속히 집행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정부의 첫 추경인데, 이번 추경은 매우 어려운 국민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긴급하게 편성한 추경”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집행이 돼서 현장에서 국민들의 삶에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말에 갑자기 국무회의를 열게 돼 국무위원 여러분들께서 일정을 조정하느라 불편이 컸을 텐데,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각 관련 부처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추경 안건의 부대 의견으로 언급된 검찰 특활비 부분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부대 의견에 특활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서 “법무부는 검찰청의 특수활동비의 경우 ‘검찰 개혁 입법 완료 후에 집행하겠다’고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와 법무부, 검찰청 등의 의견 고려해, 특활비가 포함된 것에 대해 향후 책임 있게 쓰고 소명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통해 총 31조 7914억원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정부는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로 넘겼으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1조 3000억원 늘었다. 추경안은 재석 182명 가운데 찬성 168표, 반대 3인, 기권 11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추경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민생회복 소비 쿠폰 사업에는 12조 1709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정부안보다 1조 8742억원이 늘었다. 1인당 기본 15만원, 여기에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 10만원이 추가 지원되고 농어촌 인구소멸지역 거주자는 소득에 따라 최대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는 낮 12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밤 8시 40분까지 수차례 연기되는 등 막판 진통을 겪었다.
신임 김민석 국무총리 참석…“참모장으로 속도감 있게 성과 내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핵심 요소로 △국가 공동체의 안전(안보) △국민 간 규칙과 존중을 기반으로 한 내부 질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민생 책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를 중심으로 내각이 혼연일체가 돼 지금 이 나라가 처한 각종 위기를 잘 이겨내시고,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산업재해 대책에 대한 종합 정비도 지시됐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산업재해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편”이라며 “산업재해, 특히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사후 책임을 확실히 묻는 전 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현재 상황, 당장 할 수 있는 조치, 필요한 경우 제도개선까지 총괄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폭염이 계속돼서 폭염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들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며 “공기업뿐만 아니라 산하기관들도 기회가 되면 한 번 스크린을 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새로 임명된 김민석 국무총리도 처음 참석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 임명된 김민석”이라고 인사한 뒤,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실현하는 참모장을 자임하며, 소통·속도·성과 이 세 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주요국에 대규모 특사단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강유정 대변인은 “구체적인 상황은 상대국과 아직 조율 중이며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서 공식 발표 전까지는 구체적인 발표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외교, 안보 문제이니 만큼 여러 가능성에 대한 추측 보도가 많은 것에 대해 조심히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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