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행사물량·보유주식 전량 매각
매각 완료하면 네이버 보유 주식 없어
매각대금 170억원 안팎 전망
이해 충돌 가능성 차단 목적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수도권평가실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10만주 중 6만주를 행사하기로 했다. 스톡옵션은 취임 시 처분할 예정이다. 한 장관 후보자는 2021년 부여받은 4만주에 대해선 행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보유 중인 네이버 스톡옵션 6만주를 행사하겠다는 신청서를 네이버에 제출했다. 한 후보자가 행사한 스톡옵션은 지난 2019년에 받은 2만주와 지난 2020년에 받은 4만주다. 행사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모두 100억6000만원 규모로 오는 10일 주식으로 입고된다.
앞서 한 후보자는 네이버에서 2019년, 2020년, 2021년 세 차례에 걸쳐 모두 254억4000만원 규모(행사가격 기준)의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스톡옵션은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2019년에 받은 스톡옵션은 2만주로 1주당 13만1000원에, 지난 2020년 받은 4만주는 1주당 18만6000원에 각각 행사할 수 있다.
한 후보자는 이번에 주식으로 행사한 스톡옵션 물량 6만주를 장관으로 임명되면 전량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6만주 물량의 가치는 전날 종가에 판다면 모두 151억8000만원 상당이다.
행사가격과 제세공과금 약 12억원을 제외하면 한 후보자는 네이버 스톡옵션을 처분해 39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시세차익은 실제 처분 시점의 네이버 주가에 따라 더 많아지거나 적어질 수 있으나 최근 주가를 고려하면 4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스톡옵션 6만주 외에 현재 보유 중인 네이버 주식 8934주도 역시 장관으로 취임하면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되면 스톡옵션 행사 물량 6만주와 기존 보유 주식 8934주 등 모두 6만8934주를 매각하게 된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74억원 규모다.
반면 한 후보자는 2021년 부여받은 네이버 스톡옵션 4만주에 대해선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물량은 2024년 3월 24일부터 오는 2029년 3월 23일까지 행사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주당 행사 가격이 38만4500원으로 전날 네이버 종가 25만3000원보다 비싸다. 스톡옵션 4만주는 행사 가격 기준으로 하면 153억8000만원에 이르지만 실제 주가가 행사 가격에 한참 못 미쳐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된다.
앞서 한 후보자가 신고 재산 외에 갖고 있다고 알려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2286주는 행사 기간인 지난 3월까지 행사되지 않아 사실상 사라졌다. 한 후보자는 취임 후 6만8000여주를 처분하면 네이버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된다.
한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으로 공무수행을 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처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의 총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2개월 이내에 주식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톡옵션 자체는 행사 전까지는 미 실현 권리여서 공직자윤리법상 처분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윤리법 외 공직자의 스톡옵션 보유를 제한한 법령은 없다.
다만 중기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물론 창업·벤처기업 등을 관할하는 부처로 한 후보자가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와의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한 후보자는 2007년부터 네이버 전신인 NHN으로 옮겨 검색품질센터 이사, 네이버 서비스1본부장, 네이버 서비스총괄 이사 등을 지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이재명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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