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 수수료 개편/그래픽=김현정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이하 네플스)가 출시 3개월 만에 MAU(월간활성이용자수) 500만명을 돌파하면서 AI를 접목한 대세 커머스 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네이버(NAVER)는 기세를 몰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판매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네이버 커머스 성장과 함께 AI 빅데이터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주목된다.
15일 네이버는 지난 2일부터 판매자가 SNS·카페·블로그 등으로 직접 마케팅해 유입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면, 스마트스토어 기준 0.91%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이는 일반 고객에게 적용하는 수수료율 2.73%의 3분의 1 수준이다. 스마트스토어란 간단한 가입만으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인증한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스토어'는 각각 1.82%, 3.64%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추천·탐색 등 AI 커머스 기반으로 네이버쇼핑이 전환됨에 따라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로 이전보다 타깃 고객에 적극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 만큼 기본 수수료율은 높이되, 이 기능 없이 판매자가 직접 데려오는 고객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기로 한 것이다. 기존 네이버쇼핑 수수료율은 유입 경로와 관계없이 상품가격의 2%였다.
업계는 "전체 수수료를 1%포인트 올리면서도,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판매자의 수수료는 대폭 깎아 반발을 줄였다"며 "네이버의 데이터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의 총 거래 규모는 3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개편으로 수수료를 약 1%포인트 올리면 광고 매출은 3500억여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질의 커머스 데이터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판매자들이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기 위해 자체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네이버는 고객의 구매 전환율·체류 시간 등 세부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큰 틀에서 네이버의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열린 '벤처링 네이버 넥스트 챕터' 네트워킹 행사에서 "AI도 알고리즘이 비슷해지면 데이터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미국 중고거래앱 '포쉬마크'를 인수한 이유로 '상거래 데이터'를 꼽기도 했다.
네플스는 지난달 MAU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네플스는 네이버 자체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방대한 상품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이용자 선호도, 과거 구매 이력, 맥락·의도 등과 결합해 개별 이용자에게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AI 쇼핑 앱'을 지향한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사업자나 초기 판매자의 경우 수수료율이 기존 2%에서 2.73%로 상승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네이버는 판매자 AI 역량 강화를 위한 성장 마일리지 프로그램, 영업 관리·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판매자센터 고도화 등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이용자와 판매자 간 접점이 확대되고, 판매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 등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저들이 AI 커머스 생태계에 적응하며 다방면으로 판매 전략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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