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연동 네이버페이서 해외카드 결제 가능
업체 소개글·메뉴도 번역 지원
앞으로 한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도 네이버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길찾기뿐 아니라 예약과 주문,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16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네이버 지도에 등록된 업체(네이버 플레이스)를 이용할 때 예약·주문·결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29일경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네이버지도 활용 가이드.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등록된 식당이나 미용실, 상점 등의 예약·주문·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숙소를 예약하거나 공연, 전시회를 예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 또는 네이버 지도 앱을 통해 예약과 주문,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식이다. 그간 내국인들만 이용할 수 있던 이 서비스를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도 확장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네이버 지도와 연동되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해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를 간편결제 수단으로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제 수단을 등록할 때 필요한 본인인증 절차가 단기체류 외국인들에게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이 과정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다.
업체 소개글과 메뉴, 예약정보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통해 번역해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지도 앱에서 길찾기와 대중교통 정보는 영어·일본어·중국어로 표시되지만, 상점 소개글이나 메뉴는 여전히 한글만 지원했다. 이 탓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네이버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건 구글의 고정밀 지도반출 허가 신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2월 우리 정부에 5000분의 1 고정밀 축척지도의 국외 반출을 신청했다. 한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는 구글로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찬성하는 측의 주요 논리이기도 하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구글맵이 고정밀 지도를 적용해 서비스하면 경쟁 업체인 네이버 지도의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네이버가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8월경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의 편의성 개선뿐 아니라 지도 데이터의 품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이달 14일 국토지리정보원과 국가 공간정보 활용 및 공간정보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네이버 지도와 네이버랩스, 국토지리정보원은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과 활용을 늘리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구글 지도반출 여부를 심의하는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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